글 싣는 순서 
 1SE의 길을 묻다

 2. 10년 경력의 UC SE
 3. 좋은 선배 엔지니어의 몇 가지 실수
 4. 엔지니어는 누구인가
                                                                                        5. 좋은 후배 엔지니어 되기
 6. 전설의 엔지니어를 찾습니다
 7. 전문가로 성장하는 시간의 비밀  
 8. 아직 오지 않은 당신의 전성기를 위하여    


엔지니어나 개발자나 같은 현실을 공유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엔지니어다 보니 이 입장에서 한 번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엔지니어를 시작하며
IT 업계 분들이 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니며 업무를 보는 것이 참 멋있게 보이던 시절에 한 회사에서 System Engineer라는 타이틀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IT 버블 덕에 초보 엔지니어가 주어진 일은 엄청난 양의 장비 설치와 좀 쉴만하면 찾아오는 BMT에 참가하는 것이였습니다. 엔지니어가 현장에서 구르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술력이 쌓여가고 어느새 중급 엔지니어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노트북을 들고 일하는 것이 멋있다는 생각은 사라졌으며, 목수에게 밥벌이 수단이 망치이듯이 IT 엔지니어에겐 노트북이 망치였습니다. 노트북에 소프트웨어 설치하는 것도 어려워하게 되고, 문제가 발생하면 혼자 처리하던 것이 노트북 관리자에게 전화하여 "메일이 않되요?” “인터넷 연결이 않되네요?” 라고 합니다. “좋은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항상 연장을 탓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업무량이 많아 작은 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회사에서 중급 엔지니어는  BMT, 장비 설치, Project Management, 신입 사원 교육, 신 기술 습득 및 적용 등 가장 많은 일을 합니다. 중급 엔지니어 정도면 대부분의 일을 혼자 처리할 수 있는 구조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갑자기 IT 분야가 성장하면서 엔지니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중급 엔지니어 다음에는 무엇인가?
그 당시에는 35살 정도되면 대부분의 SE Manager가 되거나, 세일즈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였습니다. 간혹 컨설턴트라는 직으로 옮기지만 더이상 장비에 콘솔을 연결하는 것은 하지 않고 머리로만 판단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SE 매니저나 컨설턴트가 되면, 제일 먼저 기술에서 손을 놓고 3-4년이 지나면 기술 트랜드에서 멀어지고 명령어도 잊어지게 됩니다.

중급 엔지니어에게 SE Manager, Sales, Consultant 라는 타이틀로 갈아 탈수 있는 길이 존재하였지만, 고급 엔지니어라는 타이틀이 없었으며, 고급 엔지니어를 관리하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서 고급엔지니어에 대한 정의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을 듯합니다. 고급엔지니어는 기술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오랜 시간이 수반되어야 만들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는 IT 고급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이 없었으며, 엔지니어에게 조차 그런 생각들이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세일즈는 언제부터 할꺼야?” 또는 “매니저가 될 준비는 언제부터 할거야?” 라는 질문을 서로에게 합니다.  고참 엔지니어들도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기술 공부도 중요하지만, 현장 경험도 무시할 수 없으니 BMT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봐 그래야 고급 엔지니어가 될수 있어” 라는 조언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고참 엔지니어들의 넋두리 같은 “이제는 기술을 못 쫓아가겠어, 내년에는 세일즈로 옮겨야지” 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IT 직 종사자들에게 엔지니어는 단순히 거치는 과정이며, 능력이 있다면 매니저가 반드시 되어야 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면 세일즈로 옮겨야 합니다. 특히, IT 회사에서는 기술 기반의 영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조장되는 것도 있는 듯합니다. 엔지니어로써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매니저로써 능력을 인정받는 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업무를 하는 것이며, 영업이라는 전혀 새로운 업무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급 엔지니어에게 커리어패쓰로 제공되는 것은 너무 암울합니다. 그나마 컨설턴트로 옮기는 것이 기술력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는 길입니다.

20년 이상의 베테랑 엔지니어가 없다는 것
저도 다른 사람들과 생각이 별반 다르지 않았었는데 어느날 한 계기가 된 일이 있습니다. 초보 엔지니어 시절, 외국에서 엔지니어가 투입되어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하얀머리에 약간의 주름이 있는 얼굴로 약  50세 정도는 되어 보였습니다. 그는 경력 20년 이상된 베테랑 엔지니어였으며, X.25 시절부터 거쳐 Frame Realy,  TCP/IP를 지나 VoIP까지 두루 기술적 기반을 쌓고 있었습니다. 20년이란 시차는 엄청난 경험의 차이가 존재하였으며, 모든 히스토리가 그의 머리속에 있었고, 몸에 베어있는 문제 접근 방식은 느리지만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중급엔지니어에서 고급엔지니어로 가는 새로운 길을 보았습니다. 주위분들이  “그래, 너는 꼭 그렇게 해라, 할수 있을거야” 라고 말했으며, “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데 우리 나라의 환경이 많이 바뀔 것입니다.” 라는 답변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고참 엔지니어분들은 이미 한국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었고, 주위 환경도 있지만, 늘 새로운 기술을 쫓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IT가 갑자기 급성장을 했기 때문기도 하겠지만, 경력 20년 이상 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와서 주위를 둘러 보면, 여전히 20년 이상 경력되시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한때 한 부분의 주름잡던 많은 분들이 SE 매니저를 하시거나, 세일즈로 옮기셔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회사의 입장에서 BMT 나 Project Manager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지만, 여전히 중급 엔지니어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라면, 컨설턴트직이 많이 활성화되어 많은 IT 기업에서 별도의 조직으로 관리하며, 고급 엔진이어를 양성하는 역할을 대신하는 듯합니다. 

조금씩 변화하는 엔지니어의 길
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엔지니어에게 경험과 기술력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주는 20년 이상의 베테랑 엔지니어가 거의 없습니까? 컨설턴트, SE 매니저들 중에 20년 이상씩 경력이 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대부분 장비와 멀어져 있고, 신기술 등에 대한 이해나 대응이 떨어지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과도한 인력관리 및 고객 관리 업무로 인해 자연스럽게 기술에서 멀어지신 듯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마흔을 넘으신 엔진이어 또는 컨설턴트 분들이 주위에 하나 둘씩 늘었으며, 항상 최신 트랜드와 자기 분야에 권위있는 기술력을 가지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것이 아주 작은 변화가 가운데 하나인 듯합니다. 앞으로의 10년은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는 업무가 더욱더 전문화되어 발달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면, 엔지니어들의 매니저는 기술력과 경험으로 엔지니어들을 이끄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20년 이상된 베테랑 엔지니어가 많아지리라 기대합니다.  

마치며
간혹 세일즈분들이 가끔 X.25 시절을 추억하며, 초기 모뎀 시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술잔을 기울이곤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베테랑 엔지니어에게서 듣고 싶습니다. 저도 VoIP 초창기 시절에 에피소드를 후배 엔진어들에게 이야기하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20년 이상된 베테랑 엔지니어 가운 데 한 명이 되고 싶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너무 장황하고 두서 없는 글이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베테랑 엔지니어로써의 길이 앞으로의 10년에는 생기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꼭 사람을 관리하는 매니저들에게만 이사 나 상무 직함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베테랑 엔지니어에게도 이런 직함이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몇몇 기업에서는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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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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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인하트 2009.08.17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에서는 "세일즈는 사람 장사를 하고, 엔진이어는 물건을 판매한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것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영업을 위해 베테랑 엔진이어의 중요성이 더욱 더 부각되는 시기가 도래하리라 생각합니다.

    간만에 공감 한표에 힘을 얻습니다. ^^

  2. Favicon of http://www.nexpert.net BlogIcon 솔민아빠 2009.08.17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이하트님의 의견에 백배 공감합니다.

    기술적으로 너무나 답답할 정도로 뒤쳐져 있는 세일즈맨의 대부분은 우리의 과거와 비슷하게도 열정적인 엔지니어인 시절이 있었던 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앞으로 계속하여 career path를 engineer로 가져가고 싶으신분들은, 현재의 세일즈맨처럼 나중에 후배 엔지니어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분발을 해야합니다.
    10년후의 미래는 자연스럽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구요. 각자가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저도 사실 압니다. 끝까지 엔지니어의 길을 고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또한 세일즈나 매니저로 전향하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지요..
    어찌보면 엔지니어의 모순이자 진퇴양난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3. Favicon of http://blog.naver.com/huchi624 BlogIcon cylee 2009.08.18 1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스템 엔지니어나 개발자나 마찬가지군요-

    진로를 결정하려는 학생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글이네요-

    그리고, 글을 퍼갔는데, 괜찮은가요?
    문제 있으면 삭제하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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